11. 질투의 서막
윤이는 침대에 앉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진우의 뉴스 클립에서 흐트러짐 없이 뉴스를 전하는 모습, 그리고 그 옆에 선 김연서.
두 사람은 자연스러웠다. 너무도 어울렸다.
‘그런 사람이야, 진우는… 원래부터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사람이었잖아.’
윤이는 괜히 핸드폰 화면을 끄고, 커튼을 살짝 젖혀 창밖을 바라봤다.
서울의 밤은 여전히 분주하고 화려했다. 그녀의 마음과는 다르게.
‘이런 마음, 안 되는 거지.’
자꾸 진우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의 말투가 귓가에 맴돌았다.
“넌 어릴 때부터 눈물이 많았어.”
그가 웃으며 했던 말이 자꾸 가슴에 닿았다.
그 순간, 윤이는 진우에게 전화를 걸까 하다 결국 전화를 취소했다.
“괜히… 부담 줄지도 몰라.”
한편, 진우는 촬영을 마치고 뉴스룸을 나와 연서와 마주쳤다.
연서는 오랜만인 듯 반갑게 인사했다.
“진우 오빠, 요즘 좀 바쁜가 봐요? 윤이씨랑 같이 있는 시간 많아졌더라.”
“연서야.”
진우는 그녀의 말꼬리를 부드럽게 자르며 말했다.
“그 사람 이야기, 이제 그만해 줬으면 좋겠어.”
연서의 미소가 얼어붙었다.
“왜, 내가 뭐 틀린 말이라도 했어?”
“그 사람이 오해할 만한 행동 하지마. 나 윤이한테 마음 있어.”
진우의 한마디에 연서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그러다 이내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 웃었다.
“그래. 알겠어. 오빠한텐 윤이씨가 어떤 의미인진 모르겠지만...
난 오빠가 감정에 끌려서 실수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건 내가 판단할게.”
진우는 짧게 말하고 복도를 지나갔다.
연서는 그 자리에 잠시 멈춰서 눈을 내리깐 채 손끝을 꼬았다.
‘그 여자, 나보다 낫다고 생각해? 얼마나 가나 보자.’
며칠 뒤, 윤이의 사무소 앞에 한 무리의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채윤이 세무사님, 이중 사무소 운영에 대한 탈세 의혹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미망인 동정 이미지로 과대 마케팅을 했다는 일부 제보가 있는데 사실인가요?”
윤이는 당황하며 입을 다물었다.
사무소 직원들이 급하게 기자들을 밀어내며 문을 닫았다.
그 순간, 진우의 전화가 울렸다.
“윤이야, 괜찮아? 지금 당장 갈게. 기다려.”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숨겨둔 감정이 묻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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