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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두 번째 첫사랑

Chapter 10. 오래전 기사

by 엄라이터 2025. 4. 17.

10. 오래전 기사

 

“오늘은 별일 없었어?”

진우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며 툭 던지듯 물었다.

 

“응, 그냥 평범했지 뭐. 너야말로 또 뭐 때문에 온 건데?”

윤이가 웃으며 물었지만, 눈빛엔 익숙한 반가움이 배어 있었다.

 

“음... 너 얼굴 보고 싶어서?”

진우가 장난스럽게 말했다가, 윤이의 눈이 커지자 금세 말을 고쳤다.

“아니, 아파트 매도 건 있잖아. 그거 세무처리 아직 안 끝났잖아.”

 

“진짜 못 말린다, 박진우.”

 

둘은 그렇게 농담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하루의 짧은 틈을 공유했다.

서로의 말투도 이제는 완연히 친구처럼 편해져 있었다.

윤이는 어느 순간부터 진우를 진심으로 편안하게 대했고, 진우는 윤이의 그런 변화가 내심 좋았다.

 

그날 오후, 사무소 문이 벌컥 열렸다.

 

“언니~!”

진우가 몸을 돌리기도 전에, 밝고 낯익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연서였다.

 

“윤이 언니~ 진우 오빠 여기 또 왔네? 어머, 아까 보니까 여기 자주 들르시는 것 같더라.”

연서는 일부러 윤이 앞에서 ‘진우 오빠’라는 표현을 강조하며 윤이 쪽으로 바짝 다가갔다.

 

진우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연서야, 너는 어떻게 또 여길...”

 

“오빠 일정 알지. 뉴스 끝나고 시간 나면 보통 근처 들르잖아. 나도 일이 있어서 왔지 뭐.”

그러더니 연서는 윤이를 향해 고개를 기울였다.

“언니, 여기 사무소 정말 예쁘다. 인테리어도 세련되고. 근데... 사무소에 이렇게 자주 찾아오는 손님도 드문 거죠?”

 

진우가 한숨을 쉬며 연서를 말렸다.

“연서야, 됐어. 그만하고 나가자.”

 

“왜? 나 언니랑도 이야기하고 싶은데. 안 그래요, 언니?”

 

윤이는 표정 변화 없이 차분히 대답했다.

“아, 네. 그런데... 오늘은 상담이 좀 많아서요. 나중에 오시면 제가 차 한 잔 드릴게요.”

 

그 말에 연서는 얄밉도록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나중에 다시 올게요. 언니, 꼭 차 주세요.”

 

진우는 연서를 억지로 데리고 나갔고, 사무소 문이 닫히는 순간, 윤이는 문득 혼잣말처럼 말했다.

“김연서...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그날 밤, 윤이는 무심코 진우의 이름을 검색하다 오래전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사진 속 진우 옆에는 낯익은 얼굴의 여자가 진우의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박진우 아나운서, 미스코리아 출신 김연서 아나운서와 열애중..?”

 

윤이의 눈이 조금 흔들렸다. 그리고 곧 작게 중얼거렸다.

“진우야, 나... 난 너에게 무슨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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