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로맨스/두 번째 첫사랑

Chapter 9. 질투의 화신

by 엄라이터 2025. 4. 17.

9. 질투의 화신

 

"이따 뭐 해?"

진우가 윤이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평소와는 달리 뭔가 긴장된 얼굴이었다.

 

윤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웃었다.

"왜? 또 집 사러 올 거야?"

 

"그럴까? 이제 진짜 집 하나 계약해야 할 것 같아. 그래야 널 자주 볼 수 있지."

 

윤이는 웃음이 터졌다.

"참, 너는 언제부터 이렇게 너스레 떨었냐?"

 

"아, 나 원래 이랬어. 9살 땐 너무 얌전했던 거지. 넌 몰랐을 거야."

 

둘은 부암동 근처 한적한 카페에 앉아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유리창을 통해 스며들었고, 두 사람의 대화는 그 햇살처럼 부드러웠다.

그러나 그 평온한 순간도 길지는 않았다.

 

윤이의 폰이 울렸다. IBC 김연서.

 

윤이가 곁눈질로 진우를 한 번 보고는 전화를 받았다.

"네, 김 아나운서님."

 

"세무 상담 조금만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아까 너무 정신없어서요. 혹시 오늘 가능할까요?"

 

"오늘은 좀...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요. 내일 오전은 어떠세요?"

 

"아, 네. 그럼 내일 뵐게요."

 

전화를 끊고 나자 진우가 물었다.

"연서야?"

 

"응. 아까 사무소에 온 아나운서분."

 

진우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애는 자기가 원하는 거 있으면 거침없이 직진이야."

 

윤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대충 그런 느낌이긴 했어."

 

진우는 잠시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다가 다시 그윽하게 윤이를 바라보았다.

"근데 윤이야. 우리..."

 

윤이는 당황한 듯 잠시 눈을 깜빡였다.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 순간, 진우의 폰에 메시지가 하나 왔다. 연서였다.

『오빠, 오늘 저녁 시간 괜찮으면 같이 식사해요. 얘기도 좀 하고 싶어요.』

진우는 미간에 힘을 주는 동시에 문자의 삭제 버튼을 눌렀다.

 

진우는 조금 전에 하려던 말을 잠시 뒤로 미루고, 윤이의 눈을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 시각, 연서는 자신의 차 안에서 진우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무소에 다녀온 뒤로 머릿속은 온통 윤이와 진우의 대화 장면뿐이었다.

 

'아무래도 가만두면 안 되겠어.'

 

그녀는 입술을 앙다물며, 윤이의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과거, 학력, 가족, 사망한 남편까지. 그리고 곧이어 하나의 기사를 발견했다.

"젊은 세무사, 미망인으로 홀로 딸 키우며 두 개 사무소 운영..."

 

연서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동정표로 살아가는 여자... 끝까지 갈 수 있을까 보자고."

 

'로맨스 > 두 번째 첫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Chapter 11. 질투의 서막  (1) 2025.04.18
Chapter 10. 오래전 기사  (0) 2025.04.17
Chapter 8. 불길한 손님  (4) 2025.04.17
Chapter 7. 그녀의 이름은 김연서  (0) 2025.04.17
Chapter 6. 처음처럼, 다시  (0) 202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