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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적인이야기4

수빈이의 식당 예절 수업 “수빈이의 식당 예절 수업”아이들 웃음소리, 어른들 이야기 나누는 소리,음식 냄새가 뒤섞인 따뜻한 혼잡 속. 주말 저녁의 한 유명 맛집.고3 수빈은 오랜만에 가족과 외식을 나왔다.오랜 시험 기간 끝에 찾아온 짧은 평화.아버지는 삼겹살을 익히고, 어머니는 동생을 챙기느라 분주했다.수빈은 그저 이 평화로운 순간을 오래도록 눈에 담고 싶었다.그런데,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끊임없는 아이의 소란이 점점 거슬리기 시작했다.“저리 가!”“안 해! 싫어!”5~6세쯤 되는 남자아이는 식당 안을 뛰어다니며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헤집고 다녔다.숟가락을 떨어뜨리고, 다른 손님의 의자를 툭툭 치고,어느 순간엔 남의 테이블의 음식까지 손을 대었다.그러나 아이 엄마는 아무런 제지도 없었다.오히려 아이의 부모는 스마트폰만 내려다보.. 2025. 5. 24.
고개 숙인 옹성일 『고개 숙인 옹성일』경기도의 한 소도시, 다소 흐릿한 초봄 햇살 속에서 옹성일 시장은 빼곡한 유세 일정을 소화하느라 연신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고 있었다.흰 장갑을 끼고 시민들을 향해 고개를 숙일 때마다 그는 다정한 미소를 짓고, "열심히 하겠습니다!"를 외쳤다.마치 시민들의 발이라도 되겠다는 듯 고개를 조아리는 그의 모습은 마치 4년 전을 데자뷔처럼 떠올리게 했다.그런데도 시장의 말투에는 어딘가 어색한 진심 없는 울림이 있었다.4년 전 당선 이후, 공약이행률은 바닥이었고, 시민들과의 면담 요청은 ‘일정 조율 중’이라는 말만 반복된 채 끝내 무산되었다.그가 도시에 남아 다시 출마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중앙 진출이 가로막히자, 이곳에서라도 권력을 붙잡기 위해서였다.그날 오후, 재래시장에서 옹성일이 악수를 건.. 2025. 5. 24.
말의 품격 『말의 품격』 25세의 리토는 필리핀에서 왔다.그의 피부는 검고, 눈은 부리부리했다.공장에서 하루 열두 시간을 일하고, 번 돈의 절반 이상을 고국의 가족에게 부친다.그는 한국말이 서툴지만, 웃는 얼굴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다.“괜찮아요~!”무슨 말을 들어도 늘 그렇게 대답하며 웃었다.한국의 대다수는 백인에게는 친절했다.그러나 리토와 같은 유색인은 달랐다.마트를 가면 “그거 비싼데 괜찮아?”식당을 가면 “김치찌개 몰라? 여기 비싸.”편의점에선 “살 거 없으면 나가.”그는 알아듣지 못한 말을 그냥 웃으며 넘겼다.그렇게 해야만 다시 상처받지 않을 수 있었다.리토는 외국인센터에서 만난 동갑내기 한국인 대학생 성빈과 친구가 되었다.성빈은 리토의 미소 뒤에 감춰진 단단한 인내를 알게 되었고,말은 느려도 마음은 따뜻한.. 2025. 5. 22.
철딱서니 없는 중2, 거울 속 너에게 중학교 2학년.넌 지금, 스스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혼란 속을 걷고 있다.세상에 반항하고 싶고, 어른들이 하는 말은 다 잔소리 같고,부모님은 왜 이렇게 나를 몰라주는지, 답답할 뿐이지.“엄마는 내 맘도 모르면서 잔소리만 해.”“아빠는 맨날 공부 얘기만 하잖아.”“나도 나름 스트레스받아!”그래, 맞아.그런 생각, 누구나 해.너만 그런 게 아니야.그런데 말이야.혹시 오늘 아침, 거울 속 너를 제대로 들여다봤니?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눈은 부어 있고, 입은 나도 모르게 삐죽 나와 있지.하지만 거울은 절대 너를 나무라지 않아.그저 네 모습을 있는 그대로 비출 뿐이지.거울 속 너에게 한번 물어봐.“지금 이 모습이 정말 나다운 걸까?”“나는 지금 나를 사랑하고 있을까?”학교에선 친구들이 웃기기도 하고 짜증 나기도 해.. 2025.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