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 그녀의 이름은 김연서
7. 그녀의 이름은 김연서
IBC 아침 뉴스 회의실.
진우는 여느 때처럼 차분하게 원고를 검토하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나날이 편안해지고 있었다.
요즘 그를 둘러싼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는 걸 동료들도 느끼고 있었다.
“요즘 얼굴이 좋아요, 선배.”
어느새 김연서가 옆자리에 앉아 말을 걸었다.
“그래 보여?”
진우는 미소 지었다.
표정 하나로 방송국 직원들을 설레게 만들던 그 미소였다.
연서는 그 미소가 불편했다.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혹시… 좋은 사람이라도 생기셨어요?”
연서가 물었다.
자연스럽게, 하지만 눈빛은 날카로웠다.
진우는 대답 대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책상 위의 펜을 굴리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이라면… 더 특별하지 않겠어?”
IBC 방송국 로비에서 연서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진우의 웃는 얼굴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최근, 그 웃음을 향하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졌다.
“채윤이…?”
며칠 전 진우의 휴대폰 화면에서 살짝 스쳐 지나간 문자 하나.
그 이름이 아직도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며칠 후.
부암동의 조용한 오후.
윤이는 진우와의 약속이 있어 사무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우는 조금 늦는다고 했다.
그때, 사무소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윤이는 처음 보는 여자의 얼굴에 눈을 깜박였다.
“혹시… 채윤이씨 맞으시죠?”
윤이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IBC 아나운서 김연서라고 해요. 진우씨와 함께 일하고 있어요.”
윤이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미소 지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진우씨한테 들었어요. 여기 자주 온다고.”
연서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말했다.
“정말… 특별한 분이신가 봐요.”
윤이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커피잔을 닦던 손을 멈추고, 조용히 눈을 맞췄다.
그 순간, 두 여자 사이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그날 저녁, 진우는 평소와 다르게 사무소 문을 조용히 열고 들어왔다.
“미안해. 오늘은 좀 늦었어.”
윤이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근데… 오늘 김연서씨가 다녀갔어.”
진우는 멈칫했다.
“…뭐라고 하던가?”
“그냥… 특별한 사람이냐고 묻더라고.”
진우는 윤이 앞에 앉으며 천천히 말했다.
“윤이가 특별하지 않다면, 이 세상에 특별한 사람은 없어.”
그 말에 윤이의 마음 한구석이 아릿해졌다.
불안감과 설렘이 엉켜 묘한 감정을 만들고 있었다.